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 교수인 리처드 러멜트의 저서 ‘Good Strategy vs Bad Strategy’를 읽었습니다.
2011년 책인데.. 한국어판 번역본이 나와있지 않아서 영어공부를 하는 마음으로 정리를 해봅니다.
책이 짧지는 않은데, 전체를 가로지르는 핵심은 이렇습니다.
"좋은 전략을 내는데 툴이며, 매트릭스며, 차트며, 현란한 PPT 슬라이드는 필요 없다.
대신, 핵심적인 이슈를 제대로 파악한 후 여기에 행동과 자원을 집중 하는게 중요하다.
즉, 좋은 전략이라는 것은 우리가 처해있는 문제를 정확하게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반해 나쁜전략은 선택과 집중의 힘을 무시하고 상충되는 모든 요구사항과 이익을 포괄하려고 하며, 너무 광범위한 목표, 야망, 비전, 가치 등의 언어에 집착함으로써 리더십의 실패를 감춘다. "
위 내용이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며 나머지 내용들은 각각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살을 붙이며 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조금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나쁜 전략의 4가지 특징
1. 도전 회피
2. 목표와 전략 구분 실패
3. 모호한 목표 설정
4. 무의미한 추상화
1. 도전 회피 : 도전에 직면하지 않기
좋은 전략이 나오려면 장애물을 뛰어넘는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즉 좋은 전략은 도전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어야 한다.
그러나 ‘도전’자체가 정의되어 있지 않다면 대응의 질을 평가하는 것 또한 불가하고, 이런 상황이면 전략의 좋고 나쁨을 평가할 수도 없다.
‘인터내셔널 하베스터’의 사례
경영이 어려워진 농기계 회사 인터내셔널 하베스터는 오랜 기간에 걸쳐 전략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전략계획은 구성이 탄탄했고 내용이 상세했다. 예를 들어, 이 전략보고서에는 과거 이 회사의 기초가 되었던 맥코믹 수확기계부터 하베스터의 핵심사업인 농기계를 살펴보며 각 사업부문에 대한 정보와 시사점을 담았다. 그러나 결국 결론은, "딜러와 유통업자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제조비용을 줄이고, 농기계 시장점유율을 16%에서 20%로 증가 확보한다"였다. 이는 전형적인 포괄적인 전략이다. 포괄적 전략의 문제점은 문제정의가 제대로 되지 않기에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베스터의 가장 큰 문제는 비효율적인 생산 설비와 최악의 노사관계였다. 이런 가장 중요한 도전과제에 대해 해결책이 가시적이지 않고 껄끄럽다고 회피하여 나온 전략이 포괄적 전략인 것이다. 결국 하베스터는 농기계 부문을 포함한 여러 사업을 테 네고에 매각했다. 결론적으로, 도전과제에 대해 제대로 확인하고 분석하지 못한다면 전략 또한 가질 수 없다. 대신 고무줄 같은 목표나 예산 혹은 희망사항만 가지게 될 뿐이다.
2. 목표와 전략 구분 실패
리더의 의지목표는 전략이 될 수 없다. 많은 CEO가 ‘매출 20% 증가, 이익 최소 20% 증가’와 같은 것을 전략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수치는 전략이 될 수 없는 것은 자명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CEO가 이를 전략으로 착각한다. 그러고는 잭 웰치의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 도달함으로써 우리는 불가능한 것을 실제로 할 수 있게 된다’와 같은 말들을 인용하지만 잭 웰치는 ‘만일 당신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경쟁하지 말라’라고 하기도 했다. 리더의 무모한 푸시는 회사를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다. 리더는 푸시를 하기 전에 푸시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구성원들이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3. 모호한 목표 설정
여러 사업부의 해야 할일을 뒤죽박죽 섞어 리스트를 길게 해 놓는 것은 전략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리스트가 때때로 경영진 회의에서는 더 힘을 얻는다. 많은 C레벨 참석자들이 달성하고 싶은 것들이 나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계획들은 종종 장기전략이라는 이름이 붙여지지만 장기라는 이야기는 지금 할 것은 아무것도 없는 전략이라는 의미다.
4. 의미없는 추상화
“우리의 기본 전략은 소비자 중심적 매개가 되는 것이다” 한 대형 소매은행의 내부 전략 메모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생각의 부재를 감추기 위해서 캐치프레이즈에 결합시켜 마치 전문지식처럼 꾸미려는 행위에서 저런 추상적인 문장이 나온다.
소비자 중심적이라는 것이 뭘까? 은행이라는 업이 소비자 중심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며 저 은행의 전략은 이렇게 다시 쓸 수 있다. “우리의 기본전략은 은행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쁜 전략은 왜 이렇게 많을까요? 간단하지만 실무를 해본 사람은 굉장히 공감할만한 이유입니다. 바로 ‘선택 불능’
좋은 전략은 집중을 요구하고, 이에 따라 집중할 대상에 대한 선택은 필수 과정입니다.
그러나 회사는 과감한 선택을 잘하지 않습니다. 회사 내에는 여러 사업부가 있고 그 사업부의 리더들끼리 많은 정치관계도 있을 수 있고 그리고 선택으로 피해를 보는 임직원들의 반발로 인한 갈등 등 여러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 때문에 현상을 조금 개선하는 수준의 전략으로 귀결됩니다. 좋은 전략은 선택을 필요로 하지만 그 선택은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그 갈등을 회피 혹은 조정하고자 하는 조직 내 정치적 작용으로 결국 현상을 조금 개선하는 수준의 나쁜 전략으로 귀결되는 선택 불능이 나쁜 전략을 만들고 이런 나쁜 전략은 결국 기업을 망하게 합니다.
좋은 전략의 기본 골격 : ‘진단-> 가이드라인-> 논리적 행동’
- 진단 : 문제점으로 드러난 것에 대한 설명으로 현 상황에서 중요한 몇 가지 양상을 확인하고 복잡한 것을 단순화
- 가이드라인 : 진단에서 확인된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된 총괄적 대응방식
- 논리적 행동 : 가이드라인을 달성하기 위해 조율된 구체적 행동지침
3D 그래픽 칩의 선두주자 엔비디아 케이스
- 상황 : 엔비디아는 초기 3D그래픽 칩 제조 경쟁업체인 3Dfx에게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었고 컴퓨터 업계의 거인인 인텔이 자체 3D 그래픽 칩 도입을 검토.
- 진단 결과 :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음
- 가이드라인 : 업계 수준보다 3배 더 빠르게 더 좋은 칩을 출시
- 논리적 행동 : 3개의 개발팀을 만들었다. 업무가 다소 중복되었지만 개발팀끼리 경쟁하게 두었고 칩 제조와 소프트웨어 드라이버 개발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많은 시뮬레이션 장비에 투자
- 결과 :인텔은 1998년 3D 칩을 도입했지만 신제품 출시 속도를 맞추지 못하면서 1년 뒤 사업 철수 , 3Dfx는 엔비디아와 무리하게 경쟁하다가 파산
이렇듯 좋은 전략은 언제나 들어보면 이게 뭐야 할 정도로 간단하며 명확하고 구체적이고 논리적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엔비디아가 그랬던 것처럼 정확하게 진단하고 진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감하게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왜냐면 저런 것들을 실제로 속도감 있게 전개하기란 절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3개의 개발팀을 만든다고 했을 때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불만 인력을 케어하고, 개발팀 인력을 보강하고,
생산속도를 3배 더 빠르게 하기 위하여 생산라인을 재정비하고, 구조조정을 하고, 기존 하청업체의 수준을 검토하여 필요에 따라 교체하고, 회사의 자원을 시뮬레이션 장비에 투자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이런 일련의 액션플랜들은 절대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회사들은 이런 과정을 포기하고 그냥 '가격을 낮추고, 유통채널을 늘리고’와 같은 모호한 현상유지형 전략들을 도출하는 것이고 이런 전략들의 결과는 항상 좋지 못하거나 현상유지의 수준입니다.
한줄평 : 좋은 전략이란 '정확한 진단과 과감한 선택, 논리적 행동’ 이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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