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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리뷰

가상은 현실이다- 주영민

평소 가장 관심있어 하는 분야입니다.

 

과연 현실이란 실재하기는 할까?

아니, 과연 현실이란 무엇일까?

극도로 발전된 형태의 가상의 세계와 현실을 구분할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평소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인간에 대한 이해'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기위해서는 인간들이 모여 이루어내는 이 '현실'을 제대로 이해를 해야겠죠.

인생의 영화 '매트릭스'가 해답의 단초를 제공해주었고, 인생의 책 '태양계 연대기'가 상상력을 극대화 해주었습니다.

 

제 취미가 그냥 서점에 가서 바닥에 깔려있는 책과 꽂혀있는 책을 두루두루 살펴보다가 맘에 드는것이 있으면 사는 것인데요.

(독서문화의 꽃은 책을 읽는데에 있는게 아니라 책을 사는데에 있다고 김영하작가가 그랬죠)

어느 날  서가에 꽂혀있는 '가상은 현실이다' 라는 책을 발견하고 바로 구매해서 읽었습니다.

작가가 주영민이라는 분인데, 사실 2014년에 구글에 입사하신 분이고 독립미디어를 운영한다고 하셔서 

젊은 직장인? 그럼 책에 깊이가 있을까? 라는 편견을 가졌지만요, 책을 읽어보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책의 내용은 현실을 구성하고 있는 현재기술에 대해 꽤 전문적이며, 그 기술의 의미를 해석해 내는데는 아주 철학적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반성했습니다. '작가는 나보다 분명 어린것 같은데 이렇게나 똑똑하다니..세상은 넓고 인재는 많구나'

 

 

주영민 작가, 강연도 많이 하시는듯 합니다.  

 

  

[디지털 파놉티콘]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은 디지털 파놉티콘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모든 활동이 디지털화되어 마음만 먹으면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저의 생각은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직접 현실로 확인했습니다. 

전 세계가 한국의 대응방안에 대해서 극찬했어요. 

'환자를 빨리 발견하고, 그 환자의 동선도 최대한 빨리 확인하여,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한것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비결이다.'

역시 IT강국 코리아, 위기에 강한 민족성, 수준급으로 민주화된 정부의 위엄 등 소위 국뽕이 차오르는 일이라고 모두가 극찬하는데

저는 좀 무서웠습니다.

 

아니, 내가 어디가서 뭐하고 누구를 만났는지를 1시간만에 모두 파악한다고?

이건 분명 제 생각보다 훨씬 빠른시간이었습니다. 1시간이라니. 

카드사를 통해 카드사용데이터를 받고, 통신사를 통해 통신기록을 확인하고, 위치정보동의서비스를 한 IT회사를 통해 동선을 확인하고 

CCTV기록을 통해 누구와 어떤식으로 대화를 했는지 파악한다. 이 모든걸 1시간안에 마친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더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겁니다.

이제 음성인식기술이 발전하면 음성데이터르 통해 어떤대화를 했는지도 가능할거고

자동인식 카메라 렌즈를 통해 어떤걸 봤는지도 확인이 가능할겁니다. 

 

무섭습니다 저는.현실에서의 제 모든 활동이 데이터화되어 누군가가 인터넷검색하듯이 서버에서 검색해볼 수 있다는것이.

적어도, 내 민감한 정보를 찾아보려면 제도적 장치가 있겠지. 국가에서 허락을 해야하고, 영장이 있어야 하고 등등이라고 생각했지만 

너무나 쉽게 모든것이 공개되는것을 보고나서  재난 상황이니 당연히 그래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은 점점 단말기화가 되어가는 형상입니다. 인간의 활동은 모두 데이터화되어 서버에 저장됩니다.

 

이 책은 앞으로 닥쳐올 세상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너무나 쉽게 감시받는 사회 

 

 

 

[SNS, AI, 가상화폐가 가져올 미래, 그리고 두려움]  

저자는 많은 기술 중에 SNS, AI, 암호화폐를 통해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고

그 미래가 어떤 철학적인 의미를 가지는지 탐색합니다.

우리가 만들어 낸 가상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현실보다 더 현실성을 가지게 되는지 탐구합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가 현실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이며, 어떤모습으로 변화를 유도할것인지를 예측합니다.

 

'실재의 현실은 오직 가상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존재한다'

'포켓몬고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가상세계가 실재하지 않는것이 아님을 확인시켜 주었다. 가상은 실재한다.'

와 같은 주옥같은 문장이 책 전반에서 계속해서 튀어나옵니다. 그래서 정독을 해야하는 책입니다. 

 

[가상화혁명]

저자는 현재 일어나는 많은 기술의 발전은 커다란 흐름을 가지고 발전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 흐름은 바로 가상화 혁명입니다.

가상화 혁명이란 기술이 현실을 가상화시키고, 그렇게 만들어진 가상화된 현실이 다시 실제 현실을 교란하고 집어삼키는 현상입니다. 

소셜미디어는 현실을, 인공지능은 지능을, 암호화폐는 화폐를 가상화합니다. 

이렇게 가상화된 현실은 실재현실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더 구체적입니다.

 

우리의 현실은 가상세계인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현실과 좋지않은 현실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즉 인스타그램이라는 가상세계가 현실을 규정하게 되는것이죠. 

인공지능의 발전을 통해 어느순간부터 내가 원하는것을 '알고리즘'이라는 말로 알아서 선택해줍니다. 우리의 선택은 주체적인 선택이 아닌 추천되는 무엇인가에만 의지하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는 인공지능에 의해 지배됩니다. 우리의 관점,신념은 알고리즘 추천에 누적된 결과가 되는것이죠.

암호화폐는 단순히 돈거래만을 p2p시키는것이 아니라 윤리자체를 p2p시킵니다. 역사적으로 모든것은 돈을 통해 움직입니다. 그러니 돈을 통제하면 사람들의 윤리또한 통제 할수 있는 세상이었습니다. 예를들어 옳지않다고 생각되는 돈거래는 금지하고, 돈의 흐름을 파악하여 윤리적으로 제재를 가할수 있었지요. 그러나 암호화폐를 통해 사람들이 통제를 받지않고 돈거래가 이루어지게 되면 보편윤리가 아닌 사람들이 협의에 의해 움직이는 상대윤리가 더 지배적인 사회를 만들어낼겁니다. 

 

이렇듯 가상화혁명을 통해 가상은 현실의 통제권을 쥐게 될겁니다.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는 지금 가상화되는 현실의 시작점, 즉 실재현실의 마지막점을 지나고 있는것이 아닐까요?